2022년 11월 27일 일요일

세기말 구판 킷을 만들다(MG ZZ건담)

 이제는 MG ZZ건담이라 하면 더 물어보지도 않고 ver.Ka를 떠올리는 상황이지만 아는 형님한테 구판 ZZ를 선물받아서 만들게 되었다.

21세기가 아니라 20세기에 나온 프라모델이 좋아봐야 얼마나 좋을까 싶었긴 했지만 인터넷의 리뷰들을 보니 당대의 명품이라 하여 걱정 반 기대반으로 큰 맘먹고 MG 조립을 시작했다.

(그 전까지 RG와 HG밖에 만들지 않았음. 사실상 첫 MG)

색상은 ver.Ka의 화려한 배색을 염두에 두며 가지고 있던 건담 마커로 일부 디테일업을 해가면서 열심히 만들었는데... 본체를 끝내고 주력 무장인 더블 빔라이플을 만들 때 사단이 났다.

(텅 빈 총신이 아련하다...)

폴리캡까지는 아닌데 약간 연질로 된 회색 파츠(총신과 몸체를 연결하는 관절)를 파란색으로 칠하는 순간 마커의 성분 때문에 내용물이 완전히 박살나 버린 것이다.

정신이 나가버리는 순간이 아닐 수가 없었다.

이렇게 잘 만들고 있었는데 이게 나가버린다고?

딱 봤을 때 부품의 형상이 녹아내려 접착제로 붙이고 자시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 것 때문에 황동봉을 박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실제로 핀바이스와 황동봉도 샀고 어찌 저찌 고민했지만 결과적으로 록타이트 순간접착제를 굳히는 걸로 형상을 잡고 원래 계획대로 파란색 색칠을 해서 더블빔라이플을 어떻게든 완성할 수 있었다.

(정신을 다잡고 각종 도구 구입, 실행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무튼 지금은 장식장에 잘 서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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