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16일 금요일

인생 첫 미소녀(?) 피규어 기기 안달루시아

사실 미소녀 피규어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가격과 부모님의 눈치가 신경쓰여 시도조차 안했을 뿐이다.

어쨌든 건담 프라모델 장난감을 이렇게까지나 모운건 어떻게 보면 미소녀 피규어를 모우고 싶었던 마음이 이뤄지지 못한 결과가 아닐까?
애초에 장난감을 모우는 사람 중에 미소녀를 모우지 않는 편이 특이한 편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여하튼 변명은 여기까지 하고 드디어 미소녀(?) 피규어를 하나 장만하게 되었다.
미소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캐니까 미소녀로 치자.

구하게 된 건 정말 나오지 않는다는 우주세기 건담 등장인물 피규어다.
건담은 그 인기에 비해 정말로 캐릭터가 피규어로 나오지 않는데, 그 이유는 처참한 판매량 때문이 아닐까?
그나마 최근에는 우주세기 여성캐릭터를 중심으로 몇 몇 피규어가 나오고 있으니 그 걸 시리즈화 한다면 건담 매인히로인즈 쯤 되지 않을까 싶다.
아마 작년 말 쯤 기동전사 건담의 "라라아 슨"이 나왔고, 올해 가을에 섬광의 하사웨이의 '기기 안달루시아", 내년 예정으로 제타 건담의 "포우 무라사매"가 라인업에 있다.

어쨌든 내가 구한 건 기기 안달루시아로 섬광의 하사웨이를 보면서 인상적이라 생각하기도 했고, 피규어가 못생기게 나온 게 특히 마음에 들었다.
못생긴 덕분에 뭔가 판매량이 낮은 체로 단종되어 나중에 구할 수 없게 될 것 같다고 해야할까 뒤틀린 힙스터 정신이라 해야할까 뭐, 그런 거다.
(※막상 구입한 뒤 애니매이션을 다시 보니 못생긴 건 둘째 치고 닮긴 닮았다.)

먼저 박스 아트다.
하필이면 못생겨보이는 얼굴이 부각되는 안타까운 이미지다... 차라리 기기의 원화를 넣었으면 인기가 엄청나지 않을까?



내용물을 열어보니 경품피규어* 답게 블리스터 같은 완충제 없이 골판지로만 충격 완화 장치를 해뒀다.
그래도 포장 구조상 파손되진 않을 것 같은 구조라 일단 안심했다.
(※경품피규어 : 인형뽑기 기계 등에 경품으로 쓸 수 있는 저가형 피규어로 원피스, 귀멸의 칼날 등에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를 대량으로 뽑아내는 선두주자다.)


구성품은 단 세개 상체+하체+스텐드이다.
여기서도 충분히 보이지만 이 하늘하늘하고 풍성한 화려함이 마음에 들었다.
도색 미스는 발 부분에 일부 튄 자국 뿐, 그리고 하자 부분이 없진 않은데... 있다가 사진과 함께 올리겠다.

우선 상체 부분이다. 이 각도로 보니 내가 예쁘게 찍으려고 노력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정면 부분은 머리를 쓸어올리는 오른손의 디테일이 상당히 좋다.




이 각도들로는 알기 힘들지만 복장 자체도 상당히 대담하면서 좋은 편, 얼굴만 빼면 돈 값은 진즉에 하고도 남는 것 같다.

하체의 디테일이나 프로포션도 좋다... 미소녀 피규어에서 제일 중요한 팬티 색깔은 흰색...


여기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신발의 갈색이 아조 조금 발에 있는 피부에 튀었다.
정말 자세히 봐야 보이는 거긴 하지만 아쉬운 부분.


어쨌거나 조형이 정말 좋다.

그럼 드디어 상체와 하체를 합쳐보겠다.
조인트는 거대한 네모형 조인트, 공기가 빠져나갈 수 있는 돌기가 있어 그렇게 힘을 들이지 않아도 완벽하게 밀착시킬 수 있다.


일단 혹시 모를 분리를 위해서 너무 꽉 결합하진 않고 세웠다.


기기 대지에 서다. 대담한 허리라인이 이 킷의 매력포인트이다.



뒷모습이 정말 예쁜데, 이후에 말할 디테일 업 작업이 실패한다면 뒷모습으로 놔둘 수도 있다.


어쨌든 처음 산 피규어 치곤 문제도 없고 완벽한 게 아닌가 싶지만 앞에서 말했듯 불량이 있었다.


사진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스텐드에 난 돌기와 신발에 난 연결 조인트의 위치가 맞지 않는다.
사실상 구매한 건담베이스에 찾아가 불량 제품으로 환불 또는 교환이 필요한 수준의 문제인 것이다...만 이런 피규어를 가지고 굳이 가게에서 오픈을 해서 불량확인을 한다는 게 약간 낯부끄러운 일인지라 호구답게 자체 수리를 하기로 했다.


수리 과정은 따로 촬영하지 않았으나, 위치가 맞지 않는 오른발용 조인트를 스탠드에서 톱으로 잘라내고, 톱질로 인한 흔적은 사포질 후 블랙 서패이서로 마감, 유광클리어를 뿌려 없던 일인 것처럼 만드는 작업이었다.

그렇게 구입한 것이, 유광클리어, 블랙 서패이서 등 다양한 도구인데, 나중에 소개할 일이 있다면 이야기해보겠다.

아무튼 수리는 그렇게 잘 되진 않아, 유광클리어에 먼지가 같이 들어가 씹창났다...
사포로 갈아낸 뒤 다시 뿌리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귀찮아서 그대로 쓸까 싶다.

그렇게 불량도 처리한 상황이지만 역시나 가장 큰 문제가 있었으니...
기기 안달루시아 피규어의 이상해보이는 얼굴이다... 조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 것 같고, 과도한 눈화장과 입술 발색, 핏기 없는 피부가 문제인 걸로 보였다.

즉, 강렬한 색조 화장과 대비되게 밋밋한 피부색이 위화감을 가져온다고 할까?
눈동자가 무광인 부분도 약간의 문제라 보였다.


그래서 구입하게 된 색칠 도구들...


제일 오른쪽의 스프레이는 무광 클리어 마감재이다. 색칠이 모두 끝나면 뿌릴 예정이다.
바로 옆의 작은 포장은 유광 마감재는 붓으로 눈에 발라볼까 하는 것...
화장품 처럼 보이는 파레트가 바로 웨더링 작업에 주로 쓰인다는 파스텔이다.
기기 안달루시아에 딱 맞도록 색깔을 맞춰 샀다.

대망의 작업후기는 다음 게시물에 써볼 수 있도록 하겠다.